마지막 글이 너무 오래되었네요.
이 글을 볼지 안볼지 모르겠지만 그냥 적어봅니다.

저도 초등학교때 친구를 놀리면서 따라하다가 말을 더듬게 되었습니다.
발표시간이나 책읽기를 시키면 일부러 눈이 안보이는 척 하며 더듬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군대에 갈때즈음 훈련보단 말더듬이 더 걱정되었었죠.
군의관은 군생활하는데에는 문제없다고 했고 저는 현역으로 갔습니다.
당연하게도 훈련병일때부터 점호를 제대로 하지 못해 동기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시작했죠.
컴퓨터 전공인 저는 행정병이 되었지만...채 5주도 못가 보직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행정병의 일과인 전화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통신보안"이 한번에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전화벨소리는 저의 심박수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매일저녁의 공포의 시간...점호...이등병때는 상관없었지만
병장이 되었을때...다섯을 다.다..다...다섯을 하는 절 위해 후임들이 알아서 제가 넷을 하게
자리를 이동해주었습니다. 고맙기도 하고 치욕스럽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고참으로서의 권위도 없었습니다.

제대를 해서는 이 말더듬이 더 심해졌습니다.
바로 핸드폰의 보급화 때문이었습니다. 메신져, 문자로는 즐겁게 대화를 할 수 있었지만
오프라인 만남, 술자리는 자연히 멀리 했습니다.
당연히 친구도 없어지고, 조별발표는 망치고, 학점도 날리게 되었습니다.

졸업후엔 취직은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가족이나 가장 친한친구들한테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취업 스트레스 때문인지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들한테도 말을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이력서를 열심히 작성해도 면접에 가선 준비한 것의 10%도 못하고 왔습니다.
그렇게 취업은 포기하고 공무원 공부를 했습니다.
공무원 수험공부를 하면서도 수험공부보단 군대 행정병때 시절이 생각나서
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에게는 참으로 우스운 '감사합니다 000 000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는 멘트가
저에겐 공포였습니다.
하루 수십번도 더 읊조려 봤지만 안 되었습니다.
당연히 결과도 나빴지요...

그렇게 지내다가 작년엔 정말 수없이 자살을 생각했습니다.
자살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장소도 알아보고 유서도 쓰고 집을 나간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또 힘들더라구요.
부모님을 생각하니 차마 뛰어들수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또 일년정도를 집에 틀어박혀서 나가지 않고 그냥 살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
정신과도 가보았고 언어치료실이라는 곳도 가보았죠.
시간당 5만원이라더군요. 말더듬때문에 사회생활은 고사하고 취업도 못하고 있는데
너무 부담스런 금액이더라구요. 그래서 한 시간 상담하고 나왓습니다.

이대로 살기엔 제 인생이 너무 비참한 것 같아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밖이 너무 무섭네요.